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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험로 예고하는 미·중 정상회담...시작 전부터 팽팽한 평행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다음주 중국과의 정상회담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다음주 중국과의 정상회담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썼다.

다음달 6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다음주 회담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막대한 무역적자와 일자리 감소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미국 기업들은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AFP통신 등 4개 통신사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을 바꿀 수 없지만 중국은 할 수 있다”며 ‘중국압박론’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이 다음달 6~7일 열리는 정상회담 일정이 공개되자마자 기선제압에 나서며 험난한 정상회담을 예고했다. 트럼프의 트윗은 그가 대선 때부터 제기해 온 중국과 무역불균형, 환율조작 의혹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임을 보여준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3190억 달러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전체 무역 적자 중 절반이나 된다.


중국의 덤핑과 환율조작 등 불법행위가 문제라는 트럼프의 인식은 여전하다. 그는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31일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에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 실태를 조사하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 여기에는 상품 덤핑 판매와 불법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한 조사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중국은 구조적인 문제라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 정저광 외교부 부부장은 31일 미·중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중미 간 무역 불균형은 사실이지만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전세계 산업구도와 국제분업양상”이라고 말했다.


무역과 더불어 회담 테이블에 오를 주요 의제는 북핵문제다.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헤일리는 “이번 정부는 더 이상 그런 행동을 참을 인내심이 없다”며 “중국은 북한을 걱정한다고 말하는데 행동으로 증명하라”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회담에서 이 문제를 직접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면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중국 정부는 북핵은 북미 간 문제로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야 하며, 북한의 체제 존립을 위협하는 제재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정 부부장은 해법으로 왕이 외교부장이 양회에서 제안한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여러 난제들이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서로 무엇을 선물로 준비하고 어디까지 양보할 것이냐다. 정 부부장은 “우리가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조치들을 취한다면 경제와 무역 부문에서 서로 윈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션딩리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트럼프가 원하는 건 미국 제품을 더 많이 팔고 더 많은 미국인을 고용하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목적은 기본적이고 충족되기도 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미 막대한 흑자를 보고 있는 무역 문제에서 미국에 일정 정도 양보를 하는 대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북핵 협상을 위한 논의 테이블에 미국을 끌어들이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정상회담에서 150억 달러 투자와 70만개 일자리를 선물로 주고 미국의 안보 약속을 받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