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2일(현지시간) 치러진 에콰도르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결과를 보고 한숨을 돌렸다. 당선되면 자신을 추방하겠다고 공약한 기예르모 라소 기회창조당(CREO) 후보가 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어산지는 트위터에 스페인어로 “라소가 30일 내로 에콰도르를 떠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썼다. 30일은 라소가 어산지를 추방하는 기한으로 제시한 기간이다.
이날 자정까지 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 개표가 95.53% 진행된 가운데 집권 국민연합당의 레닌 모레노가 51.11%를 얻어 48.89%의 라소를 앞섰다. 엘우니베르소, 안데스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모레노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모레노는 수도 키토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지금부터 우리 모두 함께 이 나라를 위해 일하자”고 외쳤다.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은 트위터에 “에콰도르에서 혁명이 다시 승리했다”며 모레노를 축하했다.
사회복지를 중시하는 코레아 정부의 좌파 정책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레노는 공무원 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노인들에게 한 달 10만원 이상의 노령연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코레아 정부가 추진한 자본이득세법을 ‘정의로운 세금’이라며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부동산 거래 소득에 70% 이상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이다.
올해 65세인 모레노는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아마존의 외딴 마을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사업가였던 그는 1998년 쇼핑몰에서 강도의 총탄에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 후 웃음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대체요법의 지지자가 됐으며, 장애인을 위한 책을 내고 활발하게 대외활동을 했다. 2007~2013년 코레아 정부의 부통령을 지내며 장애인 지원을 늘리고 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4%로 높였다. 2013년부터 3년간 유엔 장애인 특사를 지냈다.
반면 은행가 출신인 라소는 기업 규제완화, 감세를 주장하는 등 친시장 정책을 내걸었다. 공공부문을 축소해 재정적자를 줄이자고 했다. 라소는 출구조사 결과만 보고 승리를 선언했다가 패배한 것으로 발표되자 개표 부정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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