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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네타냐후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이스라엘에 병합하겠다"…속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선을 사흘 앞둔 6일(현지시간) 자신이 다시 총리가 되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이스라엘에 병합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막판 극우 표를 결집하고 향후 연정구성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시리아 남서부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영토주권을 인정하는 선언문에 서명하고 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보며 미소 짓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방송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 “요르단강 서안의 모든 정착촌에 대해 영토주권을 확대하겠다”면서 “어떤 정착촌도 철거하지 않을 것이고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쪽(요르단과의 국경선)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에 영토주권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동·서로 갈린 예루살렘에 대한 영토주권을 재차 주장한 셈이다. 현재 동예루살렘을 포함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에는 전체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이스라엘인 60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이 지역 평화해법인 ‘두 국가 해법’을 네타냐후 총리가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네는 “어떠한 조처와 발표도 사실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정착촌은 불법이고 제거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선거를 며칠 앞두고 극우 정당들을 자기 편으로 결집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라고 BBC 등이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여당 리쿠드당은 전직 군참모총장 베니 간츠가 이끄는 야당연합 청백동맹과 1~2석 차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리쿠드당의 예상 의석수는 30석 내외로 전체 120석의 과반에 못미쳐 향후 총리 재집권을 위해선 연정 구성이 필요하다. 

 

이밖에 네타냐후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해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미국 정부의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선언 등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골란고원 선언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네타냐후 총리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대인 로비단체 ‘공화당유대인연합(RJC)’ 연례행사에서 “중동정책 참모들로부터 짧은 역사 수업을 받은 뒤 바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이스라엘 총선 승자를 예측하는 질문에 청중들이 네타냐후라고 답하자 “내 생각엔 접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