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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코로나19 백신 첫 ‘인체 실험’…시판은 빨라야 1년 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거주하는 제니퍼 할러(43)가 16일(현지시간) 카이저 약학연구소에서 코로나19 시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시애틀A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16일(현지시간) 인체를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실험이 실시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공동으로 개발한 시험 백신을 이날 시애틀 지역 지원자 4명에게 처음으로 접종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기존 전염병 백신 개발 속도에 비해 빠른 편이지만 부작용을 검토하고 적절한 투입량을 정하는 데 시간이 걸려 시판까지는 최소 12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0대 아이 두 명을 두고 있다고 밝힌 제니퍼 할러(43)는 이날 가장 처음으로 시험 백신 접종을 마친 뒤 AP통신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그동안 너무 무력했는데 뭔가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낼 놀라운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mRNA-1273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는 이번 시험 백신 물질의 인체 접종은 이례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졌다. 앤서니 파우치 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과학자들로부터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공유한 지 65일 만에 이뤄졌다”면서 “아마도 백신 실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일 것이다”고 밝혔다. 

 

NIH 연구진이 기존 백신 개발 방식과 다르게 실제 바이러스를 배양하고 투입하는 대신 유전정보 전달 물질을 활용해 백신 개발 속도와 안정성 모두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인체 내 세포와 결합할 수 있도록 ‘스파이크형’ 단백질을 만들게 유도하는 물질인 ‘전령RNA'를 복제해 인체에 투입했다. 이렇게 해서 체내에 바이러스를 결합하는 고리인 스파이크 단백질이 만들어지면 인체 면역체계는 이 단백질을 공격하는 항체를 만들고, 나중에 실제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시험 백신의 부작용을 검토하고 적정 투입량을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실제 시판까지는 최소 12개월에서 많게는 18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접종을 진행한 시애틀 소재 카이저 약학연구소는 기저질환이 없는 만 18세 이상 55세 이하 지원자에게는 그렇지 않은 지원자들보다 더 많은 시험 백신 물질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NIH는 이날 시험 백신을 접종한 4명을 포함해 향후 총 45명의 지원자에게 4주 간격으로 2회 시험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