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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태국 바다에 거대 ‘쓰레기섬’…아시아 바다 쓰레기섬 비상


지난 9일부터 태국 남부 타이만 해안을 뒤덮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들. 태국해양자원부 제공

태국 남서부 해안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생겼다. 다이버들의 명소 춤폰주 코탈루 섬에서 동쪽으로 8㎞ 떨어진 지점에 길이 1㎞에 달하는 쓰레기 줄이 만들어졌다. 300t 정도로 추정되는 이 쓰레기 섬을 보고 환경보호당국 관리자조차 지금까지 본 쓰레기 더미 중 가장 크다고 말했다. 쓰레기 섬을 채운 건 대부분 플라스틱과 폐비닐이다.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과 투기로 해양생태게를 멍들게 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행태에 경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12일 사설에서 미국 환경보호단체인 오션컨서번시(Ocean Conservancy)의 지난달 보고서를 인용해 태국이 중국, 필리핀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해양오염이 심각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플라스틱 투기가 심각하다. 이들 세 나라를 포함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5개국에서만 바다 전체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60%를 투기한다. 사설은 정부와 민간단체 모두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국의 쓰레기 섬은 지난 9일 발견됐다. 해양자원부가 제공한 사진을 보면 원래 바닷물 색깔을 알기 힘들 정도로 플라스틱과 폐비닐이 두껍게 바다를 덮었다. 정부 당국은 지난 1월 남부를 강타한 홍수 이후 배수작업으로 인해 육지에 있던 쓰레기 잔해들이 따라 흘러들어간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현지언론들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운하나 강 근처 등 범람시 위험한 지역에 쓰레기 매립지가 있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 당국은 열흘이면 해양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낙 규모가 큰 데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쓰레기를 한 데 모아 길어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다음날인 10일 위성사진까지 동원해서 사라진 쓰레기 섬의 위치를 찾아야만 했다.


해수면을 덮고 있던 플라스틱이 가라 앉으면 산호를 감싸 죽게 만든다. 물위에 뜬 플라스틱을 해파리로 잘못 알고 먹는 거북이나 돌고래도 많다. 오션컨서번시는 해양오염의 주범인 아시아 5개국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들 나라 해안에서 연간 8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지역 물고기 3t당 쓰레기만 1t이 되는 셈이다.


방콕포스트는 태국 정부가 여러 환경협정에 서명했지만 협정에서 약속한 내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재래시장, 대형 마트 할 것 없이 포장재로 비닐, 플라스틱을 남용하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개인과 단체에게 확실한 인센티브를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오션컨서번시는 아시아 5개국의 경제개발 속도를 쓰레기 처리기술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쓰레기 처리기술만 따라와준다면 향후 10년간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을 현재 배출량의 4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