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사진)에게 큰 타격이 될 민감한 정보를 쥐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CNN은 1월10일(현지시간) 성매매 동영상 등 공개되면 트럼프가 곤란해질 정보를 러시아 정보당국이 가지고 있다는 보고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 등에 지난주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로 “모두 가짜뉴스로 정치적인 마녀사냥”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러시아 크렘린도 “그런 자료는 없으며 완전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약점을 잡혀 러시아를 두둔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정보당국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2쪽 분량의 기밀 요약 보고에는 트럼프가 2013년 미스유니버스 대회 개최로 러시아 모스크바에 머무를 때 성매매를 한 사실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파악해 관련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FSB가 이걸 가지고 트럼프를 협박했으며 모종의 거래를 하려 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5년 넘게 공을 들였다는 보고도 있었다. 러시아 정부가 2018년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모스크바의 부지 개발 등 혜택을 트럼프에게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 메모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를 거절하고 대신 민주당을 포함한 자신의 정적들에 관한 정보를 러시아 정보당국이 정기적으로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트럼프 측 인사들이 러시아 정부와 긴밀하게 접촉해왔다는 내용도 자세히 기록돼 있다. 차기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고문으로 내정된 카터 페이지가 지난해 7월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사장이자 푸틴의 최측근인 이고르 세친과 비밀회동을 했다고 적혀 있다.
CNN은 2쪽의 메모는 1990년대 러시아에서 활동했던 전직 영국 비밀정보국(MI6) 요원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됐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미 정부 관료를 인용해 믿을 만한 정보원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은 공화당 기부자들이 정보수집 활동에 돈을 댔고,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된 이후에는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들이 활동을 지원했다.
이 정보의 존재를 알고 있던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해외에 밀사를 파견해 정보원을 만나게 했다. 매케인은 정보원이 작성한 문서를 입수한 뒤 지난달 9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독대해 전달했다. 매케인은 트럼프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으로 비칠까봐 공개를 꺼렸다고 한다.
FBI 코미 국장은 메모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관련 내용을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 전에 공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해 코미가 대선을 11일 앞두고 클린턴 e메일을 재수사하겠다고 말해 선거결과가 뒤집혔다고 믿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FBI가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형평성 논란에 시달릴 게 뻔하다.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릴 스트립, 트럼프 향해 “아웃사이더, 외국인 없다면 종합격투기나 봐야할 것” (0) | 2017.03.09 |
---|---|
독일도 난민에 등 돌리나…“안 데려가면 원조 끊겠다” (0) | 2017.03.09 |
피임약으로 필리핀 빈곤층 줄이겠다는 대통령 두테르테 (0) | 2017.03.09 |
‘유대인 생체실험’ 독일 의사 유골, 38년 만에 의학실습장으로 (0) | 2017.03.09 |
[정리뉴스]첩보영화? '러시아-트럼프 파일' 사건의 재구성 (0) | 2017.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