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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메릴 스트립, 트럼프 향해 “아웃사이더, 외국인 없다면 종합격투기나 봐야할 것”



메릴 스트립이 74회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캡처

“경멸은 경멸을 부르고 폭력은 폭력을 낳습니다. 권력자가 그의 권세를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데 쓴다면 우리 모두는 패배자가 될 거예요.”


1월8일(현지시간) 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할리우드 여배우 메릴 스트립은 이렇게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고조된 약자 혐오 분위기를 우려한 것이다. 스트립은 다양한 나라와 환경에서 자란 배우들의 이름을 열거하기도 했다. 이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다양성이 실종된다면 미국에서 예술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며, 미국인들은 종합격투기, 미식축구나 봐야할 것이라고도 했다. 스트립의 비판에 ‘발끈’한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메릴 스트립은 헐리우드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여배우”라고썼다.


이하 스트립의 수상소감 일부를 옮겨 적는다.


“그런데 말이죠. 대체 우리는 누구입니까? 할리우드가 뭔지 아시나요? 그저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일 뿐입니다. 저는 뉴저지의 공립학교에서 공부했어요. 비올라는 소작인의 딸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오두막에서 태어났고요. 세라 폴슨은 플로리다에서 태어나 브루클린의 미혼모 손에 자랐죠. 사라 제시카 파커는 오하이오 출신으로 8남매 틈바구니에서 컸고요. 에이미 아담스는 이탈리아 베네토주 비첸차 출신입니다. 나탈리 포트만은 예루살렘에서 태어났고요. 그런데 이 사람들 출생증명서는 어디 있죠?”


“아름다운 루스 네가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태어나 아일랜드에서 자랐죠. 그리고 버지니아의 한 시골마을 출신 소녀를 연기해 여기 골든 글로브 수상 후보로 올랐습니다. 모든 멋있는 사람들이 그렇듯이 라이언 고슬링도 캐내다 사람이고요. 데브 파텔은 케냐에서 태어나 영국 런던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여기선 호주 태즈메이니아섬에서 자란 인도인을 연기하고 있죠. 할리우드는 아웃사이더와 외국인들로 가득 찬 곳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사람들을 다 쫓아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별 수 없이 여러분은 미식축구, 종합격투기나 봐야겠죠. 예술이 아니라요.”


“토미 리 존스가 말하길 ‘메릴, 배우가 된다는 건 정말 대단한 특권아닐까’라고 한 적이 있어요. 네 정말 그래요. 우리가 특권을 받은 사람들이고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떠올려야만 합니다. 오늘밤 우리가 할리우드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세요. 그리고 친구로서, 최근 세상을 떠난 레아 공주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너의 그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