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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프랑스 법원, 흑인 승객 지하철에서 밀어낸 첼시팬 4명에 ‘인종차별’ 유죄판결

술레만 실라(오른쪽)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지하철을 타지 못하게 하는 첼시 팬들을 바라보고 있다. 유튜브 화면캡처

술레만 실라(오른쪽)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지하철을 타지 못하게 하는 첼시 팬들을 바라보고 있다. 유튜브 화면캡처

흑인 승객을 밀어내며 지하철을 타지 못하게 한 영국 축구팀 첼시FC의 팬 4명이 인종차별폭력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AFP 등 외신들은 1월3일(현지시간) 프랑스 법원이 최고 집행유예 1년에 피해자에게 총 1만유로(약 1260만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번 판결을 두고 인종차별주의범죄 처벌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피해자 술레만 실라(35)는 이날 법정에서 사건 이후 트라우마때문에 9개월 동안 지하철을 타지 못했으며 약물치료도 받았다고 말했다. 실라는 가해자들에 대한 유죄판결이 나온 뒤 “정의가 실현됐다는 것에 감사하다”면서 “이걸 보려고 2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사건은 2015년 2월 유럽 프로축구팀 간 대항전인 UEFA 챔피언스리그 첼시FC 대 파리 생제르망 경기가 열리던 날 일어났다. 실라는 퇴근 후 집에 가기 위해 파리 리슐리외 드루오역에서 열차를 기다렸다. 열차에 올라타려던 그를 첼시 팬 4명이 가로막았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타지 못하게 한 것이다. 스스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외치면서 실라에게 발길질을 하고 “이게 우리가 좋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첼시를 연호하며 발을 구르기도 했다.


이 장면을 다른 승객이 촬영하고 영국 가디언 등 언론에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프랑스는 물론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까지 나서 인종차별주의 폭력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영국 치안법원은 최대 5년 동안 가해자들이 첼시는 물론 영국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를 관람하지 못하도록 했다. 첼시 구단은 사건 직후 성명을 낸 성명에서 “선수와 직원, 팬들까지 다양성을 존중하는 구단 전통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영국 법원 조치와 별개로 평생 첼시경기 관람은 물론 티켓 구매를 금지시켰다.